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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록 도로록/소잉

나의 미싱 1호, 부라더미싱 이노비스 950

by 반짝반짝 작은새 2021. 4. 18.

#. 애증의 미싱기

 

소잉을 위한 나의 첫 장비는

부라더미싱의 이노비스 950, 자수겸용 미싱이다. 

참 아끼고 사랑하지마는, 아쉬움이 많은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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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게 약이라고, 처음 구매하고 한동안 방치해 둘 때까지만 해도 나의 마음은 해피해피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재봉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되면서

과거의 나를 만나 꾸짖고 싶어졌다... ㅠㅠ

 

물론 여전히 초보지만, 
지금와서 "본봉"으로서 미싱기를 구입한다면 
얘 안 살거야.... 

안 산다고!!!!!!

 

950을 살때의 내 메모를 보면...
웃프다. 
아 이 미련한 중생이여.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고ㅋㅋㅋㅋㅋ
고이 접어서 보관은 해둬야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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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내가 육아로 인해 지쳐 우울해 있다가 갑자기 의욕이 넘치는 걸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냉큼 사자고 했다. 
홈쇼핑 같은 걸 보면 2-30만원대였으니 사줄만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게다가 주변에서 재봉틀을 배워놓으면 살림에 도움이 된다고들 하니 귀가 솔깃해져 투자(?)대비 이득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빅피쳐를 그렸을 것이다.
그렇게 순진무구 했을 것이다.^^

한 일주일 내내 열무를 들쳐안고서
휴대폰으로 카페들락날락 블로그들락날락
팔이 아픈줄도 모르고 신이나서 검색했다.

다른 브랜드 미싱기들도 있지만 
난 초보니까 as쉽고 정보얻기 쉬운 부라더로 정했고
재봉만으로는 미완성 느낌이 있어서 
자수기능이 꼭 있었으면 했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미싱은 바로 자수겸용 미싱인
부라더미싱 nv 950 ! 

돈백이 넘는 애다.
물론 이 세계에선 그렇게 비싼 축도 아니었지만
미싱쌩초보가 욕심내기엔 과할 수도 있는... 
하지만 이정도는 되어야 뭘 만들고 할 것 같은. 
내가 원하는 최소사양이라 생각했다.(잘못짚었더랬지)

남편은 나의 견적에 입이 떡 벌어졌다.
벌어진 입이 한참 뒤에야 다물어지며 뱉어낸 말은
“....................무이자12.... “

"고마워! 남편!!" (주워담아줘 남편 ㅠㅠ)

재봉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실무 1도 경험해보지 않은채
편협한 스펙 정보만을 비교해보고 덜컥 구매해버린.. 
내 "실패없는 구매이력"에 흠집을 남기는 사건이다.

 

 

#. 장점도 있긴 합니다. 

 

물론 이노비스 950이 아주 나쁘지는 않다. 

어찌보면 초보가 사용하기에 아주 멋진 재봉틀일 수도 있다. 가격을 무시한다면.
-자동으로 실을 꿰고
-자동으로 실을 잘라주고
-속도조절에
-오버록을 대신할 오버캐스팅
-각종 스티치
-자수 까지... 
-공업용 미싱기에 미숙할 땐 직선박기도 너무 편하다. 

-소음도 적은 편이다.
-공업용보단 공간 구조적으로도 유리하다. 그 후로 이사 두번이나 했는데 공업용미싱기였다면 일이 커졌을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내가 이렇게 투덜대느냐
실제로 재봉을 배우러 다녀보니 
바늘 실꿰기나 자동으로 실 자르기 기능 같은 거 없어도 되고

조금만 연습해보면 속도 조절에도 익숙해지고 (물론 실수 할 때도 있지만)
그저 속도와 힘이 얼마나 안정적인지가 더 중요하게 피부에 와닿더란 것이지......

오버록기능도 진짜 오버록의 1/100도 따라올 수 없다. 속도에서 엄청난 한계가 느껴져... ㅠㅠ
오버록이 뭔지, 얼마나 잘 쓰이는지도 몰랐는데, 

막상 애기 옷 만들며 오버록기능 두번 써보고 속이 뒤집혀 그 다음날 오버록을 구매했다는 슬픈 이야기.ㅋㅋㅋ

그래서 굳이? 이만큼의 돈을 주고 이 미싱기를 살필요가 있었나...
차라리 본봉을 다시 구매할 여지라도 있게 확 저렴이를 샀든지
아님 이왕살거 돈 좀 더 보태서 상위급 공업용본봉을 딱! 마련하든지 했어야.... 하지않나...

하는 아쉽고 아쉬운 마음이 마음 한켠에 묵직하게 자리잡고 있는 게다.

 

 

#.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게지.


휴 그러나 이제와 이게 다 무슨 후회인가

하하하 웃어버리고 잘 쓰고 뽕이나 뽑자.

그래도 우리 1호, 열일 했잖아.

실제로 어설픈 내 솜씨에도 마다않고

밤마다 뚝딱뚝딱 여럿 옷들을 꿋꿋하게 만들어 내지 않았는가.

공장처럼 만들어낼때도 힘든내색없이 말이야.

 

앞으로도 크게 별일 없는 한 오래토록 내 취미생활을 책임져줄 1호.

고장나지말고 열심히 도로록 도로록 굴러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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