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고자 구입하는 웨건
주택 2층으로 이사 온 이후,
아이 탈 것을 구매하는 것에 대해 매사 부정적이었음에도
어쩌다보니 집에 웬만한 건 다 있다.
디럭스 유모차, 휴대용 유모차, 전동차, 붕붕카, 번개카, 샘트라이크, 유모카, 킥보드...
이제 진짜 살 것 없다!! 그만!! 했는데
둘째낳고 보니 어이쿠
웨건이 사고 싶네.ㅋㅋㅋㅋ
주택 2층에서 웨건 들고 오르내리는 것부터가 말이 안되는 건데...
음 뭐랄까, 탈 것의 마지막 보스같달까.
그러다 몇달 전 에버랜드에서 킨즈웨건을 대여해 태웠다가 식겁했다.
너무너무 무겁고 버겁고 거대했다.
가뜩이나 애 낳고 산후조리 안되어 너덜너덜해진 뼈마디로는 도저히 무리다.
포기.
그렇게 필사적으로 웨건 안녕, 마음에서 지우려 했건만!!
고흥분 고에너자이저면서도 저질체력인 첫째가
편안히 유모차 타고가는 둘째를 보며 "나도나도" 난리를 치는 통에
10kg과 15kg 인 아이 둘을 한여름 속에서 번갈아 안고다니느라
극한의 경지를 맛보았고, 나는 심신의 한계에 다다랐다.
아악!! 여보!!! 나 진짜 당장 뭐라도 사야겠어!!!
둘 동시에 태우는 걸로!!!
#. 2인용 유모차 vs 2인용트라이크 vs 웨건
아이 둘을 태울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몇날며칠 검색하고 고민했다.
웨건이 사고 싶지만 그 거대한 부피와 존재감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
가급적 휴대성이 좋은 것들 위주로 알아보았다.
일단, 여건이 된다면 제일 괜찮은 선택지인듯한 2인용 유모차.
그러나 이미 15kg인 첫째에게 아슬아슬하거나 얼마 못쓸 것 같고
직렬은 뒷아이가 갑갑할 것 같고
병렬은 너비가 너무 넓어 어디 통과 할 때마다 조마조마할 것 같고...
그럼에도 사고 싶단 생각이 들었던 건 베이비조거 시티셀렉트!!
결제 버튼까지 누를 뻔 했지만 실사용가능기간에 비해 체감금액이 너무 높아서 참았다.
애초에 첫째때부터 이걸 샀더라면 좋았을텐데 ㅠㅠ
후회막심.
둘째 생각 있는 첫째맘들은 베이비조거 시티셀렉트를 꼭 고려해보시길...
다음 대안은 2인용 트라이크.
뼈대만 덜렁 있는 트라이크는 변변찮은 추가 구성품이 없네?...
축 늘어지는 스타일의 둘째에게 편안함과 안전성이 많이 떨어지는 고로 1차 좌절.
산책하다 둘째가 잠들기라도 하면 어쩌지 2차 좌절.
애 둘 외출하면 짐이 얼마나 많은데 짐은 어디에 싣고..ㅠㅠ 3차 좌절.
.
.
.
결국 마지막 선택지인 웨건만 남았다.
엘리베이터 없는 주택 2층에서 승하차를..?
아파트 단지도 아닌 도로 주택가에서 주행을...?
가능한건가? 진짜?
에버랜드 킨즈웨건의 악몽이... 자꾸 떠오르는데.
그러나!
그 어떠한 형태의 외출보다
웨건 들고 2층 주택 한번 오르내리는게 훨씬 나을 것 같다는 결심에 이르렀다.
#. 폼포라N 웨건 vs 킨즈S클래스 웨건
웨건을 사기로 마음 먹고 보니
이번엔 어떤 웨건을 살 것인가 하는 관문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쇼핑도 쉬운게 아니라오.
웨건 회사가 둘만 있는 건 아니지만
금액대비 가성비로는 킨즈가 유명하고
그와 비교되는 것이 폼포라.
까페와 인터넷을 탈탈 털고 탈탈 털었는데
도무지 결론이 나질 않았다.
어떤이는 킨즈와 폼포라의 차이가 별다르지 않게 느껴졌다며 가성비 갑인 킨즈 손을 들어줬고
어떤이는 폼포라의 핸들링이 넘사벽이라며 비싸더라도 폼포라의 손을 들어줬다.
나도 사진으로 보기엔 폼포라가 너무 작아보여서
어차피 최악의 무게와 핸들링을 감안하고 사는 거니까
최대한 애들 오래 태울 수 있고 가격도 착한 킨즈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그럼에도 에버랜드 때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최종 결정을 못한 채
고민의 늪에서 허우적대다보니 도무지 끝이 나질 않아
결국 남편과 실물을 영접하여 직접 비교해보기로 했다.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아이 둘 앉혀 킨즈S클래스와 폼포라N 웨건을 직접 끌어보았는데,
그동안 고민했던 시간들이 무색하게,
남편과 나의 마음을 정하는 시간은 찰나였다. 한 10초?.. ㅋㅋㅋㅋ
"이거네."
"응 이거야."
킨즈S클래스는 스타트할 때 응차, 하는 힘이 들어가고
덜거덕 거린다해야할까, 유격이 있다.
하지만 폼포라N은 스타트하는게 매우 스무스하고
본체의 단단함이 느껴졌다.
폼포라N이 컴팩트하여 아이들에겐 타이트한 감이 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운전자의 전방 시야가 덜 가려지고, 부피에 대한 부담감이 덜하였다.
만약 내가 아파트에 살았고, 산책로가 잘 되어있고
혹은 남편이 함께 외출하는 일이 많았다면
가성비 좋고 큼직한 킨즈를 샀을 건데
나는 핸들링과 컴팩트함이 중요했다.
너로 정했어 폼포라N!
#. 폼포라N 사용 후기
수령하자마자 나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나섰다.
1시간 걸린 산책이었는데 너무 행복했다.
그동안의 육체적 고생에 비해 이층계단 찰나의 힘듦은 제법 참을만 했다.
턱 있는 매장은 출입이 어렵고,
너무 좁은 인도는 피해다녀야 했지만
아이들만 오래 타준다면 어딘들 못가랴 싶다.
타서죽고 쪄서죽을 것 같던 한여름엔 주춤했다가
더위가 한풀 꺾이고나서 또다시 빛을 발하고 있는 마이러브 웨건.
블로그 포스팅 할 시간이 없어 미루다보니 어느새 세달째.
여러 관점에서 그동안의 사용 후기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무게 :
킨즈에 비해 조금 컴팩트하다 뿐이지, 웨건은 웨건이다.
많이 무겁다^^ㅋㅋ
이층주택에서 웨건을 오르내리는 건 하루 한번만 오르내리니까 할만한 거...
그리고 앞뒤가 아닌 좌우의 경사에서 한쪽으로 치우칠 때 좀 버겁다.
지..지..지지 않을테다. 하고 꽈아악 힘주고 버팀.
오늘도 트렁크에서 영차 웨건 들어올려 꺼내는 나를 보며 남편이 대단하다고 했다..ㅋ
이게 다 살자고 드는 거예요 살자고.
부피 :
딱 인내심을 건드리기 진적의 선을 지키며 자리차지.
접어서 신발장 앞에 보관 중이다.
바퀴 떼지 않고도 SUV 트렁크에 딱! 실린다.
여러 마트들 들어가봤는데 못지나다닌 적은 없고,
계산대에서 아슬아슬하게 통과한 곳이 몇군데 있다.
더 크면 못 지나갈 것 같기도...
초반에는 엘리베이터 탈 때마다 긴장했었는데
생각보다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아서 이제 마음 편히 타는 편.
운전 :
평지에선 한손으로 운전 가능할 정도로 스르륵 밀린다.
방향전환 아주 잘 된다.
핸들링 정말정말 만족스럽다.
킨즈랑 별 차이 못느낀다는 분 아마 체력 좋고 평탄한 길만 다니시나 봄...
문제는 오히려 다른 곳에 있다.
조그만 턱도 잘 못넘는다.
보도블럭 턱 있는 곳 정말 증오스럽다.ㅠㅠ
이건 다른 웨건하고 비교를 못해봐서 모르겠지만
아무튼 횡단보도 건너다가 아주 낮은 턱에 걸려 인도로 못올라가고 낑낑대기도 ...
오로지 어깨와 팔의 힘으로 핸들을 눌러 앞바퀴를 들거나
직접 앞으로 가서 본체를 끌어올려야하는데
혹여 경사진 길에서 브레이크 걸지않은 채 앞으로 이동하는 것도 성가시다.
다른 방법이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건가? 글쓰다보니 문의를 해볼까 싶을정도네...
편안함 :
첫째는 이제 많이 커서 괜찮은데 어린 둘째는 노면의 진동이 무척 불쾌한 듯
조금이라도 덜커덩 거릴때마다 빼애액 울었다.
발판을 내린 상태로 설치가능한 안락한 이너 쿠션이 필요하다.
또한 내부가 좁긴 좁다.
그 작은 차이가 아이들에게는 크게 느껴지는지
킨즈는 하루종일 태웠어도 오히려 안 내릴거라고 울더니
폼포라는 1시간이 한계다.ㅠㅠ
그리고 첫째는 발판 부분을 킨즈보다 불편해해서 차라리 올리곤 했는데
둘째는 또 발판에 굳이 비집고 들어가 앉아있으려고 한다.
그외 :
등받이를 타이트하게 고정하면 접을 때 뻑뻑하고 불편하고.. 덜렁거리게 두자니 거슬린다.
기본 수납함이 좁으니 꼭 추가 백이 필요하다.
생각보다 웨건에서 아이를 재우기가 쉽지않다.
둘째가 유모차에선 잘 잠드는데 웨건에서는 못자겠다고 울어댔다. 슬프다.
이상,
글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내가 오프라인에서 어떤 가격에 어떤 구성으로 구매했는지와 함께
웨건 악세서리 후기들은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 이야기 하는걸로.
#. 우리의 외출은 포에버-☆
워낙 필요로 했던 것이고, 또 내가 중요시 하는 부분들은 충분히 만족하기에
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후회없는 선택이었노라 확신 중이다.
쬐끔 더 저렴했으면 좋겠지만^^...
유모차 가격을 생각하면 그럭저럭 싶기도 하고.
에라이. 이왕 산거 가격이 무색하게 본전의 본전을 뽑아보겠다.
어제도 레인커버 씌워 칼바람을 뚫고 공원 한바퀴 돌고왔는데
정작 아이들은 더워해서 뿌듯(?)했다는...ㅋㅋㅋ
자, 얘들아 또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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