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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이야기/예민한 아이 예민한 엄마

예민한 아이에게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

by 반짝반짝 작은새 2021.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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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를 두고 주변에서 한마디씩 한다. 모전자전이라고...
어찌 엄마를 똑 닮았냐고...

내가 예민하다고 딱히 생각하며 살아온 적은 없는데

열무를 지켜보면서 문득문득 과거의 내가 겹쳐보일 때
아, 그래서 나도 옛날에 그런 행동을 했구나 하고 뒤늦게서야 나의 예민함을 인지하게 되었달까.

 

그래서 조금은, 열무의 마음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된다.

얼마나 힘들지 얼마나 괴로울지 나도 아니까 열무의 예민한 부분들을 최대한 배려하고 맞춰주는 편인데

주변에선 이런 내 양육방식에 대해 아주 의견이 분분하다. 

 
전화기 너머로 열무가 이렇다 저렇다 하면
그저 나의 반응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한다.
첫째라서 네가 그런거야 둘째는 막 키운다.
애는 좀 울려도 된다. 너무 유난히 받아들이지마라.
네가 예민하게 키우는 거야.
좀 시끄럽게 키워라. 너무 먹는 걸 으깨어 주지마라.
무시하며 키워라. 어째라, 저째라... ...

 

문화센터만 가면 멀찌감치 떨어져 방관만 하는 열무. 그들의 소음도, 닿는 것도 싫어했다.

 

 

 

열무의 기질에 대해 깊이 생각치 않았을 땐
어른들의 이런 말들이 마음 한켠에 자꾸 머물러
정말 내탓인가, 내가 잘못해서 아이가 이렇게 크는건가.
그저 적응의 문제일까, 강하게 자라라고 떠밀어야 하는걸까.
자책과 고심, 의문 속에서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기질에 대해 알아갈 수록,
열무 곁에서 오래오래 지켜볼 수록,
어른들의 말이 틀렸다는 확신이 들었다.

 

내가 아이를 이렇게 키웠다는 것.
이것은 정말이지... 엄마에게 죄책감만 짊어지게 하는 무식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아이의 발달과 정서문제, 행동문제의 원인을 파헤쳐보면 부모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기질이라 하는 것은 아이가 타고 나는 것이다.
임신 때 조용히 있었다고 해서 아이의 청각이 예민하게 태어나고, 신생아때 즉각즉각 반응해줬다고 해서 까탈스러운 아이가 되는 게 아니란 말이다.
한날한시 같이 태어나 같은 환경에서 자라나는 쌍둥이도
한 아기는 예민하고 한 아기는 둔한 케이스는 어찌 설명할 것인가?

 

 

엄마, 나는 적응의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요.

 

 

 

그렇다면 예민한 아이에게 부모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관련 서적들의 핵심은 하나같이 한 방향을 가리켰다.
예민한 아이에겐 빠르게 반응하고 캐치해주어 아이로 하여금 편안함이 들게 해줘야 한다.

부모로부터 편안함과 안전함을 느낄 때 오히려 아이의 예민도가 줄어든다.

 

예민한 것은 정도의 차원일 뿐, 아이가 지나친 예민함으로 인해 문제아로 취급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너는 왜이러니, 다른 아이들은 안그러는데, 이정도는 견뎌야지. 이런 말들은 예민한 아이에게 가시가 될 뿐이다.

실제로 열무의 예민한 어떤 부분에 대해 무시하고 강력하게 나아갈 때보다

공감하고 이해해주어 최대한 불안한 요소를 제거한 뒤, 조금씩 조금씩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편이 훨씬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빠르게 반응하고, 해결해주는 것은 그저 오냐오냐 해주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아이를 응석받이에 어리광쟁이로 만들자는 게 아니다.

정말로 하지말아야 할 것, 위험한 것들에 대해서는 언제나 엄격하고 단호하게 훈육해야한다.

하지만 촉각과 미각이 예민하여 푸드 네오포비아가 된 열무에게 음식을 잘게, 연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그저 오냐오냐 해주는 것이 아니라 적응의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러다 조금씩 그 단계를 높여 적응해도록 하는 것.

그게 부모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

 

 

엄마 품에서 불안감 떨치는 열무.

 

 

덧붙여, 개인적으로,

예민한 아이를 둔 부모라면 아이의 울음소리에 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의사표현의 한 방법으로 인지하고 빠르게 반응은 해주되,

울음소리에 쩔쩔매거나 어쩔줄몰라 불안해하거나, 당장 달래주기 위해 모면의 상황을 만들거나 하진 않도록 했다.

 

속으로는 예민하면서도 겉으로는 유연하고 침착하게 반응하는 것.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예민한 아이의 부모로서의 자세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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