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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사소한 이야기

삼성 무풍 에어컨 리모컨이 안 될때 feat.표시창 에러

by 반짝반짝 작은새 2021.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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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증의 무풍 에어컨 9500

 

나를 비롯해 친정식구들은 삼성가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었기에

친정집 가전도 죄다 삼성, 우리집 신혼가전들도 죄다 삼성이다.

하지만 여러차례 문제에 부딪히면서 지금은 안 좋은 감정이 많이 쌓여있다....

아마 삼성전자도 나를 안 좋아할 것이다. 블랙리스트라 자신함.

 

그 와중에 제일 나를 속 썩인건 바로 무풍 에어컨이다.

무풍 에어컨 하면 따라오는 수식어가 바로 '곰팡이' 아닐까.

지금은 이 부분에 대한 응대가 보다 긍정적인 것 같은데

예전에는 완전 나몰라라 였다.

 

분명 에어컨 기계적 결함인데 니 문제요, 하니 너무 화가나서

한참을 싸웠고

무상으로 청소도 해주고 갔지만

별로 도움이 되질 않았다.

 

참고로, 나는 가전이나 기계제품을 무척 신경써서 관리하는 편이라

철두철미하게 에어컨 관리에 투자했다.

이건 직원분들도 깊이 인정하고 가셨음.

그래서 그나마 다른 사람들처럼 새카맣진 않고

까만 점들이 조금씩 보이는 정도.

그러나 크고 작음이 문제겠는가? 존재 자체가 문제지!!!

 

아무튼 몇 번의 좌절 끝에

답이 없다는 걸 깨달았고

셀프로 문제를 해결해야겠단 다짐을 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분해 청소를 하기 시작 한 것.

 

무풍이 너무 문제가 많으니

이젠 아예 공식적으로 분해청소가 가능하게 설계되었더라?

그러나 난 2016년에 샀고요...ㅠㅠ

어쨌든 검색하면 용자님들이 분해청소하는 방법을 잘 설명해 놓았으니

따라하면 어렵지않다. 나도 다음에 여유가 되면 포스팅을 해보는 걸로.

다만 우리모델은 신버전과 달리 앞의 무풍패널을 따로 뜯을 수가 없다. 찝찝..

 

 

의외로 기계치인 남편도 참고하면서 그럴싸하게 분해 청소 조립하니까

할만하다 생각한다.

만만하군.

 

그러던 어느 날 일이 생겼다.

 

 

 

#. 리모콘 에러

 

남편에게 좀 더 어려운 미션을 줬는데

어버버 하다가 하단 바람구 모터를 툭 떨어뜨렸다.

(글로 설명이 어렵다. 아무튼 풀지 말아야할 나사를 풀었음)

 

그 후부터 리모컨이 안 된다.

아니 정확히는 그 당시엔 잘 됐는데

점점점 먹통이 되더니 나중엔 아예 안 됐다.

그래서 바람구 모터를 떨어뜨려 생긴 문제라곤 생각치 못했다.

(아래에 적어뒀지만 모터가 떨어지면서 케이블이 손상된 듯)

 

TIP! 리모컨이 안될 때 

리모컨 배터리 체크는 기본이고,

일단 휴대폰 카메라를 켜서

휴대폰을 통해 리모컨 송신부를 바라보며

버튼을 눌러본다.

이 때 불빛이 보이면 리모컨 송신부 정상.

 

즉, 우리집은 송신부가 아닌 에어컨 본체의 수신부가 문제란 건데...

아 뭔가 머리가 아플 것 같은 예감이다.

 

에이 귀찮아,

휴대폰에 에어컨을 연결해 쓸 수 있으니 그냥 무시하자 했다.

고칠 시간도 없었고.

 

 

 

#. 에어컨 표시부 에러

 

리모컨이 사망하기 전에 SmartThings 앱에 연결해 놓길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느리다...

온도 몇 도 올리거나 내리려면 숨막힌다.

더워 죽겠는데 로딩 한참 되고 있으니 속터진다.

 

그럼에도 기꺼이 꾸역꾸역 휴대폰으로 에어컨을 켜고 껐는데!

 

갑자기 에어컨 본체 표시부가 이상해졌다.

가이드에 없는 에러표시가 점멸하더니...

 

 

나중엔 그마저도 없이...

아예 표시가 되질 않았다.

 

현재 어떤 모드로, 몇 도로 설정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휴대폰으로 SmartThings 앱에 연결하는 것 뿐이었다.

 

이건 아니잖아.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

 

 

 

#. 처절한 케이블 싸움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하려다

한 번만 직접 보자 싶어 남편한테 뜯어달라고 했다.

 

첫애를 친정에 맡기고 분해 시작.

 

오 마이 갓.

분명 예전에 조립할 때는 안 그랬다는데

케이블이 커넥터에서 댕강 떨어져나와있었다.

 

 

당시에 남편이 실수를 하긴 한 것 같은데... 

연거푸 가자미 눈을 하고 남편을 흘겨보았으나,

과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든 해결해야지 그래. 넘어간다.

 

과정 샷은 없다.

이리 저리 그럴싸한 추리를 하며

조심스레 전선 피복을 더 벗겨서 순서대로 커넥터에 다시 끼워넣고

절연테이프로 고정을 시킨 후

재조립을 했는데.

 

이게 무슨 일

상단 바람구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리모컨과 표시부는 여전히 안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악.

 

자기, 한 번만 더 뜯자.

이번에도 안되면 서비스센터에 예약할게.

 

 

 

#. 애초에 바람구는 건들지 맙시다.

 

둘째는 졸리다고 울지, 

에어컨 못 켜니 너무 덥지,

첫째를 데리러 가야할 시간마저 다가온다.

 

그 와중에

문제가 해결되기는 커녕 더 추가되었으니

몸과 마음이 막 짜증으로 폭발할 것 같은 상태.

 

어우~ 내가 이 고생을 왜...

그냥 돈 들여서 엔지니어를 불, 아니 전문가에게 청소를 맡겼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까....

온갖 if로 머리가 가득 ㅋㅋㅋ

 

하지만 나는 의지의 한국인.

마지막으로 문제가 되는 케이블의 위아래를 바꿔보기로 했다.

에어컨 상단부에 꽂히는 커넥터는 멀쩡하니까 이걸 하단 바람구에 꽂고

문제가 되는 커넥터를 상단부로 올리자.

그럼 힘겹게 분해 조립을 안하고도 문제를 파악하기 쉬울테니까.

 

애는 울고, 시간은 없고,

쫓기듯이 하느라 사진이 없다. 

 

우선 케이블들을 분리하고, 투명한 팬 그릴부를 떼어낸 후, 

초록색 동그라미 나사를 풀고,

초록색 화살표 부분을 반대로 밀어 걸림을 해제하면 된다.

빨간X 부분의 나사를 잘못 풀면 내부에서 모터만 툭 떨어지므로 풀지 않도록..

손가락도 무진장 아프다. 초록색 화살표가 어찌나 안 밀어지는지..

 

하단부 사진이 없어서 상단부 사진으로 예시를 들었음.

 

처음 분해를 내가 했던 게 아니라서 최초의 최적상태를 모르긴 몰라도

에어컨 가동 시, 하단 바람구가 열릴 때 

길이가 짧게 주어진 케이블이 당겨지면서 손상이 되었는데

점점 반복되며 아주 뜯어진 모양이다.

그래서 바람구가 열리는 길이를 고려해 케이블 여분 길이도 줘야 한다.

(남편은 선정리병이 강해서, 고정한답시고 엄청 바짝 당겨놨었음)

 

 

 

#. 해피엔딩이지만 기계는 전문가에게.

 

심혈을 기울여 뜯어진 전선을 커넥터에 하나하나 끼우고... 

조립하고..

 

남편이 에어컨 셀프수리에 집착하는 나를 보며

"이번에 이거 고치면

그동안 말하던 공대생 체질이니 뭐니 인정해줄게." 하며 비웃는다.

몇 년을 함께 살고도 저리 모르실까~

 

띠리링~

 

 

오 리모컨으로 켜졌어!

오 표시부도 나온다 나온다!

 

고쳤다아!!!!!!!!!!!!!!!!

역시 나는 공대생 느낌 나는 문대생이었어!ㅋㅋㅋㅋ

 

하지만! 앞으로 또 문제가 생기면 그냥 서비스센터에 전화하자.^^

고쳤으니 망정이지...

에어컨 없이 올해 여름을 보낼 뻔 했다구.

 

그러면서도 메모 중.

"기계를 분해할 때는 최초의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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