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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이야기/하루하루

열매 첫니났어요 (feat.이앓이)

by 반짝반짝 작은새 2021.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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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앓이는 온 가족의 공포

 

아기와 만난지 오래되진 않았어도, 정확하게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 뭔가 다른데? 
유독 울음소리며 빈도가 다르게 느껴지는 시기가 구간구간마다 있다. 
그리고 그러한 시기의 아이는 쉽게 케어가 안된다.. ㅎㅎㅎㅎㅎ

배앓이인가 원더윅스인가 이앓이인가 등등 온갖 추측과 고민을 하며 끙끙 앓아보지만

아이가 정말로 건강상 문제가 있는게 아닌 이상, 대단히 뭘 해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저 많이 안아주고... 비위 맞춰주고... 인내하며 기다림이 답.

 

첫째는 일관성 있게 줄곧 예민하며 밤잠낮잠 없이 우는고로 어떤 상황이든 엄빠는 면역이 되어 있었는데,

 

둘째는 잠투정만 심하게 할 뿐 그 외에는 순둥순둥, 100일도 되기전에 통잠, 분리수면까지 했던지라
가끔 열매의 패턴에 이상이 감지되면 그 시련이 우리 부부에겐 아주 크게 와닿는다.ㅠㅠ

 

잘잔다 잘잔다

 

 

이앓이.

아, 이앓이.

이 앓 이 여!!!!!!!!!!!!!!!!

 

안 그러던 애가 밤에 수십번을 깨서는 달래지지도 않게 울고불고 하니까 어이쿠... 
특히 열매를 밤에 케어하는 건 주로 남편인데
열매의 이앓이 시기 동안 진심 분노조절이 안된다며 절규했다. 

예민한 첫째때문에 열매랑 각각 다른 방에서 재우는데 첫째 자는 방까지 울음소리가 꽂힌다. 쩌렁쩌렁 카랑카랑.

첫째가 귀를 틀어 막으며

"엄마!! 열매가 너무 울어요!!"

그래..우는구나. 나도 울고 싶다.ㅠㅠ

 

 

#. 이앓이로 추측되는 단서들

 

이 힘든 시기가 정녕 이앓이인지 관찰해보는 아이의 몇몇 행동들.

 

일단 갑작스럽고 뜬금없이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울어 젖힌다.

짜증, 서러움 폭발 등의 감정이 듬뿍 담겨져있고 잘 달래지지도 않는다.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안쓰러울 정도.

 

그리고 침을 심각하게 줄줄 흘리며, 손가락을 가져가 깨물깨물 하고 있다.

혹은 아랫입술이 소멸할 것 마냥 제 입술을 쪽쪽 빨고 있다.

 

제 손가락 넣다 토하기 일쑤.

 

열매는 아직 구강기 욕구가 강하지 않은데

유독 요 근래 쪽쪽질겅질겅촵촵.

나 이나려 해요. 티를 팍팍 냈다.

 

또한 분유 수유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며 수유거부를 했다. 

모유수유에 좀 더 집착하는 느낌이 들었다. 단유하던 중이었는데....

 

안 먹을 거예요. 다 씹어버릴테다. 

 

 

밤수도 부활 했다.

새벽 4-5시만 되면 깨어서는 달래지지가 않았다.

6시에 일어나보니, 남편이 울고 있는 열매를 2시간째 안고 애를 쓰고 있었다.

퀭한 남편의 눈에는 화가 잔뜩.... 못할 짓이다.ㅋㅋ

고생했소 다독거려주며, 어차피 빨리 끊었던 밤수이니 그냥 다시 먹이자고 했다.

자연스레 알아서 밤수를 끊었던 아이인지라 이앓이가 끝나면 밤수도 끊어질 것 같은 기대가 있었다.

 

 

#. 뿅뿅뿅

 

그러다 갑자기 몇일전부터 열매의 비명 섞인 울음소리 듣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어랏? 그러고보니 어제 오늘 좀 잘잔 것 같다.


설마 하고 입안을 보니 뿅!

열매 첫니, 올라왔어요.

 


올레! 아랫니 두개가 올라왔다. 

비록 우리 가족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뿅뿅 올라온 이를 보니 뿌듯하고 귀엽네. 

(더 늦게 올라와도 되는데... 궁시렁궁시렁.)

 

집에 있는 치발기는 싫다해서 새로운 걸 사볼까, 워터치발기를 사볼까, 오사닛 캔디를 사볼까 하던 찰나에 이앓이가 끝났네. 미안...ㅋ

고생했다 열매야. 고생했소 남편... 

다음 이앓이 전에 얼른 주문해야지.

 

여전히 젖병 물리면 잘근잘근 씹느라 잘 먹지도 않고 짜증도 많이 내고 밤에 여러번 깨긴 하지만

울다 다시 혼자 잠들기도 하고,
되살아난 새벽 밤수도 조금씩 뒤로 늦춰지다가 오늘 마침내 7시에 첫수를 했다.
밤이 제법 고요해져서 행복하다. 


내일은 형아 놀러보내놓고 둘째랑 많이 놀아주고 맛있는 이유식도 만들어줄게. 

티딩러스크도 한 번 도전해보마.
오늘도 꿀잠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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