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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이야기/하루하루

대전미즈여성병원 제왕절개 출산 후기 2

by 반짝반짝 작은새 2019.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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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신 마취

내 덩치 겨우 감당하는 듯한 수술의자(?)에 새우처럼 몸을 말아 대기. 마취 담당 선생님을 기다리는가 보다.
이러고 있자니 옛 생각이 난다.

다스크와 꼬리뼈 때문에 다양한 시술을 받았는데,
신체적 고통보다 정신적 공포의 압박감이 심했었다.
때문에 점점 주사바늘 공포증이 심해지고, 주사바늘 쇼크도 온 케이스.
그래도 오랜 시간이 흘렀고, 원래 성격상 이 악물고 버티는 편이라 괜찮겠지 했는데,

수술대 위에서 몸을 말고 있으니 그 때의 기억들이 급 생생하게 오버랩되어 공포가 덮쳐왔다.

갑자기 몸이 심하게 덜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그걸 본 간호사가 괜찮다고 다독여주며 팔과 다리를 잡아주었다.

출산의 공포는 아마도 오로지 내 몫이라서 외롭고 고독하기에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 그렇게 따뜻하게 위로해주며 나를 잡아주니 한결 마음이 진정되었다. 무서워한 이유는 달랐지만... 아무튼 엄청 고마웠다.

뻐~~근하고 찌릿하게 마취주사 맞음.
아프긴 아프다. 절로 입에서 고통의 소리가 새어나왔다.
오늘 역대급 주사들을 맞는구나....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을만했다. 순간만 아프니까.


​​#. 제왕절개 수술 진행

마취주사 맞자마자 갑자기 간호사와 의사선생님 손이 엄청 빨라졌다. 후다다닥 하는게 느껴지는...
저릿저릿 마취기운이 도는 중에 몸을 반듯하게 뉘이고 소독하랴 뭐하랴, 산소호흡마스크를 씌어주고 양팔은 벌려 묶음...

하반신 마취라 잠은 안오지만 살짝 몽롱한 기가 있었다.
맨정신으로 감각없는 감각을 느끼고 있는데
다른생각은 하나도 안들고 마취가 깰까봐 너무 무서웠다.

그렇게 몇분이 흘렀을까,
막 덜컹덜컹 흔들흔들 꿀렁꿀렁 거리더니
갑자기 응애 소리가 났다.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면서 안도가 되고,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무슨 감정이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그냥 눈물이 나더니 또 이내 침착해짐... ㅋㅋ

간호사가 내 옆으로 다가와 열무를 보여주며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뭐라뭐라 하는 듯 했다. 잘 안보이고 잘 안들려.
어쨌든 네가 열무네 열무야...
열달동안 너를 그렇게 만나보고 싶었단다.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후기대로 날 재워줄 줄 알았으나 ...
재워주지 않아!!! ㅠㅠ

그와중에 난 또 무슨 정신으로
"선생님!!! 자궁근종이요!" 하고 말함 ㅋㅋㅋㅋㅋㅋ

자궁근종이 있었는데 그게 누르면 아픈 애여서 수술하는 김에 꼭 떼어내주십사 했기에.... 잊으실까봐 ㅋㅋ
상황이 안되면 못 뗄수도 있다했는데 다행히 떼어주셨다..
암튼 그래서 다른 산모보다 더 오래걸린 것 같다.

끼릭끼릭 바느질..하는 듯.
아아 이러다 마취깨면 어떡해, 또 공포가 들이닥쳤다.
빠..빨리 부탁해요ㅠㅠ 속으로 연거푸 외침..ㅋㅋㅋ


​​#. 제왕절개 수술 후

드디어 수술 종료. 수술실 문이 열렸다.
침대에 실려 수술실 문을 지나는데 마취가 풀리는게 느껴졌다.
진짜 십년감수. 마취가 조금만 더 빨리 풀렸어도 난 죽었다.

회복실로 이동.

아주 잠시 못 봤을 뿐인데 남편 얼굴 참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이 반가웠다.

그런데 수술이 끝나갈 때쯤부터 심장근처가 점점 아파왔는데
회복실로 오니 그 정도가 심해졌다.
숨을 못 쉴 정도로 아주 심하게 뼈가 짓눌리는 통증이어서 갑자기 비상걸려 부랴부랴 심전도 체크하고 난리가 났다.

지금은 그냥, 아 그때 그랬었지... 하지만
당시에는 나 어찌 되는 줄 알고 나도 남편도 둘다 긴장하고 분위기가 무서웠다. ㅠㅠ

분명 아픈 이유야 있겠지만, 다행히 당장 심장엔 무리가 없기때문에 일단 지켜보자하셨다.
검사 이상은 없고, 나중엔 점차 그 통증이 사라져 해결되었다.
원인은 선생님도 나도 모른다.

마취가 천천히 풀린다더니... 난 엄청 빨리 풀리는거 같았다.
배도 아프고 꼬리뼈도 아프고 난리.

그 와중에 남편이 찍은 열무 사진 보면서 헤벌레... ㅋㅋ
진짜 손발가락 멀쩡해? 다 건강해? 연신 묻고
얼굴 커??... 묻고 ㅋㅋ

회복실에 있자니 간호사가 열무를 겉싸개에 싸서 데려와 주었다.
울 열무 피부 왤케 깨끗한지!
태지도 거의 없고 쪼글쪼글 하지도 않고 심지어 눈도 떴다...
간호사도 열무가 신기하다 했다.
너 이녀석 뭐냐...ㅋㅋ

귀가 좀 말려있는데 뱃속에 있을 때 자세때문에 그런거고 점점 펴진다고 해주셨다.
애기 체온 떨어질 수 있어서 그렇게 잠시 보여주고는 후다닥 데려가셨다. 또 보자 아가야~

좀 누워있자니 출혈확인한다고 간호사가 와서는 갓 찢은배를 이리저리 눌러.... 순간 눈 뒤집힐 뻔. 흑흑 어쩔 수 없는 거 알지만 그 순간만은 간호사가 너무너무 미움 ㅠㅠ

그리고는 입원실로 이동.

덜컹거릴때마다 창자 터지는 것 같은 고통...
침대 옮겨 누울때도 창자 터지는 것 같은 고통...
이 고통 언제 끝날까...


제왕절개 출산 후기3은 이어서...


모바일에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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