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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이야기/하루하루

대전미즈여성병원 제왕절개 출산 후기 1

by 반짝반짝 작은새 2019. 9. 22.

열무 낮잠 재우고 휴대폰 메모장을 뒤적거리다
출산 하던 날의 메모를 발견했다.
세상에.. 이게 언제적 이야기야.
어느덧 열무는 20개월이고... 심각한 건망증 덕분에 내가 애를 어떻게 낳았는지 기억도 안 났는데, 메모를 읽다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그냥 지나치기에 아쉬워
2018년 1월의 제왕절개 출산 후기를 정리해둔다.


​​​#. 조산 버티기

35주 조산으로부터 악착같이 버텼다. 입원했을땐 37주까지만 버텨야지 했는데 막상 하루만 더 더 하다보니 자그마치 한달을 누워서 버텼네 후...

조산기로 한달을 버티니 몸이 정말 말이 아니게 망가졌다.
진작에 뼈 마디마디가 느슨해져 있기 때문인가 보다.
2년가까이 회복이 안 돼..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 12월생이고뭐고 그냥 37주에 낳았을 것이다... ㅠㅠ


​​#. 준비

열무가 첫째이기도 하고, 병원과 조리원, 남편 직장이 모두 같은 건물이라 남편이 집에 갈 일이 없어 3주간 집을 비우는 꼴이 되었다.
나는 누워 꼼짝을 못하고... 남편 혼자 냉장고 정리, 음쓰 정리, 쓰레기 정리, 빨래, 청소까지 열심히 ....
당장 애기를 데려와 뉘일 수 있도록 세팅까지 끝내놓았다.

수술 전날 밤 12시부터 금식이고, 물도 마시면 안된다.
저녁을 짜게 먹지 않도록 한다. 물이 마시고 싶어지면 안되니까...

아침에 샤워할 자신이 없어 전날 밤 늦게 씻었다. 당장 내일이 수술이라니 마음이 복잡할 법도 한데, 세신사에게 맡겨 때나
시원하게 밀고 싶단 생각뿐이다. 심지어 임신 불면증 때문에 밤을 꼴딱 지새우기 일쑤인데 머리를 대자마자 잠들어서는 꿀잠자고 7시에 기상했다.ㅋㅋㅋ

수술 당일 아침, 이 컨디션은 뭐지??
웬일인지 평소같지않게 몸을 움직일만하다.
나혼자 마저 짐을 사부작 챙기고 출산가방 한번 더 확인하고나서야, 되려 당사자인 나보다 더 긴장해서 잠 설치다 늦게 잠든 남편을 깨웠다.

한번 더 청소기를 돌리고, 콘센트 전원 다 확인하여 뽑고, 가스벨브 확인하고, 베란다 동파 걱정되어 문 닫아놓고, 보일러 외출로 맞춰놓고

집 바이바이


​​#. 수술 당일, 대전미즈여성병원

수술 2시간 전에 오라고 하여 오전 10시 50분 병원 로비 도착했다. 항상 재던 혈압, 몸무게, 소변검사 하지 않으니 괜히 섭섭한 기분.
물도 못 마시니 입이 바짝바짝 탔으나 생각보다는 견딜만하다.

접수하고 잠시 기다리니 수술실이 있는 5층으로 안내했다.
5층 데스크에서 수술 및 병실, 추가처치(페인버스터)등 안내를 받고 선택 및 동의서 작성했다.

그날 아침까지도 일반실을 할까 특실을 할까 고민했었는데 자동 침대때문에 특실로 하고
페인버스터는, 정작 내게 가장 힘든 건 장시간 누워있으면 심해지는 허리 꼬리뼈 통증이라 이에 도움이 되면 맞을랬으나 딱 배 통증에만 효과가 있다해서 미련없이 선택 안했다.
가족병실과 제한병실 중에 택해야 하는데, 가족병실은 가족들이 병실에 들어올 수 있는 대신 신생아를 데려올 수 없고, 제한병실은 남편 외 지정1명 보호자 들어올 수 있고 신생아를 데려올 수 있다. 친정과 시댁 식구들 다 멀리 있어 잠깐 면회나 하고 가실 것이니 그냥 제한병실로 했다.


#. 제왕절개 수술 준비

설명을 다 들은 후 남편은 대기하고 나는 분만대기실(?)에 갔다.

옷과 속옷 전부 탈의. 산모환자복으로 갈아입고, 태동검사 하면서 간호사가 제모를 해주는데......
감염때문에 꼼꼼하게 해야한다며 진짜 꼼꼼하게 해서 너무너무 당황... 스러웠지만 별수없으니 일찌기 단념하고 현실 받아들임.
건조한 맨살에 면도칼 들이대서 좀 불편했다.
담엔 직접 제모를 하고오는게...(다음!?)

항생제테스트 하는 주사를 맞았는데 생각치도 못하게 정말 매우 아팠다. 팔에 불이 붙는 줄 알았다.

그리고 링겔 주사바늘 꽂는데 손이 부어서 혈관이 잘 안드러나 고전... 결국 첫번째 시도에 혈관이 터져버려 다른 간호사를 불러오셨다.
그 분은 다행히 한방에 해주셨다. 헉헉 감사합니다.ㅠㅠ
수술용이라 그런지 바늘이 굵어서 처음 한 10여분간 무지 불편하고 아프다. 적응될때까지 참아야 함...

이어서 링겔 통해 대박 큰 항생제 주사까지 맞았다.
평소에 항생제 부작용 심해서 긴장했었는데 다행히 큰 부작용없어서 안도.


#. 고독한 수술실로...

원장님 오셔서 시 받은거 아니면 그냥 일찍 수술 들어가도 되겠냐고 하셔서 흔쾌히 오케이 했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준비하는 동안 하도 긴장했더니 차라리 빨리 낳아버리고 싶더라.

12시 10분쯤. 간호사가 수액을 들어주며 걸어서 따라오라했다. 어디가는지도 모르고 그냥 따라가다보니 수술실로 들어가는 거였다!!
어, 어, 어어??
남편 당황, 나도 당황.
서로 인사 차 얼굴 쳐다 볼 겨를 없이, 황급히 뒤로 손만 흔들어 주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평소엔 배가 심하게 뭉쳐서 한두발짝도 걷기 힘든데
내 두발로 잘만 저벅저벅 걸어 가네...
심지어 수술대 위에 올라가는 것도 잉차 하며 혼자 잘 올라가고.ㅋㅋㅋ
속으로, 뭐야 나 너무 쿨하게 잘 하는데? 으쓱.

수술실은 내가 상상했던 수술실이 아니었다.
그냥.... 엄청 환하고... 히터땜에 따뜻하고... 주변이... 창고마냥 부산했다.
'나 여.. 여기서 애 낳는건가? 맞는건가?'
의구심이 들 정도.ㅋㅋㅋ


제왕절개 출산 후기 2는 이어서...


모바일에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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