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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이야기/하루하루

D+1270, 나의 고양이는 아직 41개월

by 반짝반짝 작은새 2021. 6. 23.

이전과 다르게 부쩍부쩍 자라 놀라움을 안겨주는 것은 여전하지만

폭풍성장하는 둘째에 대비되어서인지

첫째는 왜 아직도 41개월인가? 하고 의아하게된다.

계속 41개월인 것 같은 혼돈의 카오스 ㅋㅋㅋ

 

 

 

이 맘때에 누구보다 빠르니, 느리니 하는 것이

그다지 부질없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아이의 예민함으로 인해 

먹는 것, 자는 것(?)에 대한 부분이 다른 또래 친구들보다 뒤쳐지는 게

자꾸 마음에 걸려서 

더 아이를 한없이 어리게 바라보게 되는 것도 있다.

 

울보울보

 

 

이렇게 내 눈에는 마냥 어리고 더딘 아이가

잠시 내 곁을 떠나 다른 누군가와 있는 모습을 볼 때면

 

그제서야

어머, 열무가 언제 이렇게 훌쩍 커버렸지?

무언가 심장을 툭 치는 듯,

밀려오는 감동과 씁쓸함에 정신을 차리곤 한다.

 

친구가 보내준 사진. 수레국화 앞에서

 

 

대청소를 하느라 잠시 할머니댁에 맡겼는데

이모랑 미술놀이를 했나보다.

배를 타고있는 선장 열무랑 이모를 그렸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큰 멀대가 이모, 그 앞의 작은 것이 앉아있는 자기란다.

 

 

일자 선긋기도 잘 못하던 아이가

어찌 이렇게 그림을 그렸지? 우연에 감탄하며 웃고 있자니

이어 열무가 그림그리는 영상이 전송됐다.

 

열무는 종알종알 이모에게 몸이 안 좋은 트럭 이야기를 해주며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이렇게 한 발 떨어져 바라보고 있자니 기분이 참 묘하다.

언제 이렇게 컸니 우리 열무.

어린이집 보내놓고 키즈노트 보면 이런 기분일까?ㅋㅋ

 

지저분한 건 안되니까 손은 수시로 닦아가며^^; 몸이 아픈 트럭 그리는 중

 

 

ㅋㅋㅋ 결국 알 수 없는 하나의 덩어리가 되었지만

열무가 그린 그림이라서, 엄마는 이것마저 예뻐보이네.

 

 

 

밤마다 내가 건냈던 질문을

이제는 열무가 되려 내게 묻는다.

"엄마, 오늘 하루 어땠어?"

"열무한테 화를 많이 내서 미안하고 속상했어."

"에이, 아니야~ 오늘 정말 좋았어.

아빠랑 키즈카페 갔지~ 엄마랑 밥 먹었지~ 또 뭐했지, 또...

미끄럼틀 탔지~ 슬라임 놀이했지~? 엄~청 재밌었어!"

 

이렇게 말해주는 나의 아들아.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면 좋겠다.

더 천천히 커도 되니까 말이야.

 

아빠의 사진첩에서 사랑스런 열무 훔쳐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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