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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이야기/하루하루

아이들과 가기 좋은 : 하동 섬진강 평사리 공원 feat.송림공원

by 반짝반짝 작은새 2021.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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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놀이 하러 가자.

 

남쪽에 내려와 살며 좋은 점은

맑고 시원한 지리산 계곡이 가깝고, 남해니 여수니 바다가 가깝다는 것.

 

사실 물놀이만 생각한다면,

집에서 미니풀에 물 받아주는게 최선이지만...

자연에서의 물놀이는 또다른 묘미가 있는지라

틈만 나면 산청으로, 삼천포로, 남해로 옆집 드나들 듯이 다녔다.

 

그러다 작년 코로나 이슈가 터지면서부터

사람 드물고 한적한 곳을 찾느라, 더불어 임신과 출산을 겪느라,

물놀이 다운 물놀이를 하게 해준 지가 오래된 듯 하여

간만에 힘을 내어 물놀이 하러 가자 선언했다.

 

 

 

#. 바다로? 계곡으로? 강으로 가자!

 

해수욕장이 아이들 놀기엔 참 좋은데말야,

소금기 머금은 공기가 머리칼 한올한올 부터 온 몸을 찝찝하게 적시는 건 참 힘들다.

바닷가 모래는 잘 털어지지도 않지요...

몸이나 가벼울까.. 짐 바리바리, 애들 바리바리, 모래사장은 후끈후끈.

그럼에도 열무 혼자일 땐 꿋꿋이 가곤 했는데

이제 8개월인 열매까지 있으니 바다는 좀 고민이 된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곳이 바로 계곡이지-만,

대부분의 계곡은 3-4세 아이들이 놀기에 조금 투박하다.

물론 기막힌 스팟을 알고 있긴한데  

아직 계곡물이 차가울 것 같기도 하고, 모래놀이도 포기해야하고... 

음 계곡도 아닌 듯.

 

그렇게 한참을 고민 하다 머리에 뙇 스치는 곳이 있으니 바로바로

섬.진.강!!!

고운 모래사장이 드넓게 펼쳐져있고

맑고 얕은 물이 흐르는 곳!!

마침 평사리 공원에는 바로 앞에 오토 캠핑장이 있어서 더할나위 없이 좋아! 

여기야!!

 

2017년 04월 어느날 하동 평사리공원 섬진강

 

 

 

#. 하동 송림공원 수질상태 충격

 

아무래도 8개월 아이를 데려가다 보니

텐트를 칠 수 있는 곳이면 좋겠어서 검색해봤는데

아쉽게도 평사리 공원 오토캠핑장은 현재 공사중이라 운영을 하지 않고,

송림공원은 공원내 텐트를 칠 수 없다고 한 기억이 난다.

그 와중에 모래사장에 종종 텐트를 치고 있더라-는 글을 보고

일단 Go 해서 상황을 파악해보기로.

 

설령 텐트를 못 치게 된다해도

나랑 열매는 송림공원 그늘에서 시원하게 돗자리 펴고 있고

큰애랑 아빠만 모래사장에서 놀다가 돌아오고 그럼 되겠다싶어 송림공원부터 갔는데

 

오... 마이... 갓.

 

뙤약볕을 뚫고 다가간 강물의 상태를 보고

충격받아 후다닥 차에 다시 올라타느라 사진은 없다.

옛날 기억과 달리 물이 너무 더러웠다.

시커멓다고 표현하면 오바지만,

여튼 코앞 물 속도 잘 안 보이고 

이상한.. 녹지않는 주황색 거품들이 물가에 가득했다.

좀 큰 아이들이라면 눈 딱감고 놀아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4살아이를 놀라고 하진 못하겠더라.

 

공원은 정말 시원하고 좋던데...

 

당장 롸잇나우 여기서 놀자고 울부짖는 열무를 어루고 달래며 

평사리 공원으로 얼른 이동했다.

 

 

 

#. 하동 평사리 공원, 물놀이하기 참 좋아요.

 

평사리공원 오토캠핑장이 운영을 안해서일까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물도 아주 맑다. 그래 이거지!

 

 

문제는... 백사장에 텐트 설치 불가.ㅠㅠ (2021년 6월 29일 기준)

관리하는 분들이 매의 눈으로 지키고 계심.

파라솔은 가능.

그런데 딱! 마침! 파라솔이 없어요.........

 

햇볕은 너무너무 뜨겁고 더운데 텐트도 없이 어떻게 있냐며 남편이 가자고 닥달한다.

여기말고 찾다보면 텐트 칠 수 있는 스팟을 발견할 것도 같지만...

아이 둘다 인내심에 한계가 온 듯하다. 시간이 없다.

 

자기, 우리가 조금만 희생합시다.

차에서 주섬주섬 양산이며 우산이며 다 꺼내다가 자리를 마련하고

일단은 열무 물놀이 개시.

 

옥토넛 콰지는 뜬금 두꺼비집에 매장당함.ㅋㅋ

 

 

근데.. 농담안하고 진짜진짜 더웠다. ㅋㅋㅋ

돗자리가 3개나 있으면 뭐하나.. 때글때글 타들어가서 앉을 수가 없다.

취사는 안되지만 도시락은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해서 바리바리 챙겨

어렵사리 짐을 풀긴 했는데 도무지 먹을 수가 있나. 끼니 포기.

심지어 열매도 내려놓을 수 없으니 둘이서 번갈아가며 계속 안고 있고

나머지 한 사람은 열무 밀착마크 하며 우산으로 그늘 만들어 주기... ...

 

 

아.. 이 헌신적인 엄빠의 사랑을 네가 알랑가몰라.

그나마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서 우산만 잘 쓰면 버틸만 했다.

가끔 커다란 구름이 그림자 만들어줄 땐 정말 온 마음 다해 고마움ㅠㅠ

+마침 캠핑의자가 있어서 인내심 게이지가 비교적 천천히 떨어졌다.

(이 날 캠핑 장비들 잔뜩 사서 차에 재워놓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올랐다지)

 

어찌되었든 좋아하니까 됐다.

처음엔 찰방찰방 소심하게 모래놀이만 하더니.

 

 

 

섬진강하면 재첩이지. 재첩이 정말 많았다.

열무는 조개, 고동, 재첩 이런 어패류 만지는 걸 무서워해서

모래놀이 도중에 비명을 얼마나 질렀는지 귀가 먹먹하다.

그런와중에 삽으로 열심히 재첩 채집... 무슨 본능이냐고.. ㅋㅋㅋ (나중에 다 풀어주고 왔음)

 

물고기도 참 많았다.

무슨 물고기인지 모르겠지만 어찌나 날쌘지 나도 못잡겠더라.

여하튼 잡아볼거라고 이리 첨벙 저리 첨벙

 

물이 참 맑았다.

 

 

그러다 막판에는 냅다 드러눕는다?

저, 저기요!? ㅋㅋㅋ

열무에게 이런 과감한 면이 있었나, 남편과 나는 흠칫 놀랐다.

 

 

 

바닷가에선 파도가 무서워서 발목까지만 물이 와도 기겁했는데

섬진강은 잔잔하게 흐르기도 하고,

수심이 낮으면서 평평한 지대가 매우 넓은지라 열무가 마음놓고 놀았다.

또한 수온이 너무 높거나 물 순환이 잘 안되면 피부병 생기기가 쉬운데

딱 좋은 물살에 딱 좋은 온도라서 괜찮았다.

 

아차 기저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TIP. 주의할 점..

- 당연한거지만 물살이 강하고 수심이 훅 깊어 지는 곳은

  얼씬도 못하도록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경계선이 한순간이다.

-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저 곳은 바람이 많이 부니까 아이 체온에 주의해야 한다.

  태풍 뺨치는 바람이 간혹 섞여 불어와 장우산 하나가 장렬하게 전사했다.

- 양말은 필수.

  모래가 무진장 들어가니 크록스도 불편해 벗어던졌는데

  고운 모래들이라 방심했다가 재첩 껍데기에 잘못 스쳐 발가락에 피가 나기도 했다. 

- 캠핑장을 운영안할 땐 씻을 곳이 없다. 중요중요.

 

원래는 생수 두병 가져가서 씻길 생각이었는데

정신머리와 함께 집에 두고 왔네ㅠㅠ

불행 중 다행으로 

이날 사람이 한~명도 없기도 했고, 

모래범벅이 된 열무 꼴이 말이 아니게 보였는지

관리하시는 분이 아이 좀 씻겨 가라고 수도사용을 허락해주셔서 후다닥 씻겼다.

감사합니다.

 

 

이 넓고 넓은 섬진강을 단독 전세낸 것 마냥 신나게 놀고

세시간 만에 정신력 체력 모두 고갈되어 후다닥 챙겨서 자리를 떴다.

어찌나 힘들었는지 우리가족 전원 저녁 7시 30분에 뻗어서 다음날 기상했다.ㅋㅋㅋ

 

진탕 고생하고 힘들긴 했지만 나름 잊지못할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열무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추억이 된 듯 하고

뭐 우리야 열무가 기쁘니 그걸로 되었는데

 

이 날의 피해자(?)는 열매가 아닐런지.. ㅋㅋ

왔다갔다 자동차 탑승도 힘들었는데

뜨겁고 더운 날 강제로 엄빠에게 안겨서 세시간 옴싹달싹 못하고

푹푹 찜통 같은 더위만 즐기다 귀가... ㅎ

 

떡뻥으로 위로하기.

 

열매야 너도 얼른 커라. 형아랑 같이 모래놀이 하고 놀자~

(그리고 다음엔 텐트 되는 곳으로 가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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